이 책은 제목이 '인생 기출 문제집'이다.
아무리 대한민국이 시험공화국이라고는 하지만
도대체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에도 기출문제와 정답이 정해져 있다면 그건 난센스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잠시 머리를 스쳐 지나간다.
하지만 책을 집필한 의도에 그러한 뜻이 들어 있는 것은 전혀 아니니 걱정하지 않기로 한다.
제목부터 호기심을 끄는 인생기출 문제집
책은 대강 이러하다.
우리가 알고 있어서 유명하거나 혹은 모르고 있어서 우리들에게 유명하지 않은 21명의 인생선배들이 나의 삶은 대강 이러했고 나는 이런것을 느꼈으니 여러분들도 한번쯤은 고민해보라~이런정도이다.
그래서인지 이제 20대의 문턱으로 들어서는 이들에게는 재미있다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이제 20대의 문턱을 나가는 이들에게 혹은 벌써 나간 이들에게는 뭐 이리 당연한 소릴 골라서 해?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
책에 나온 대표적으로 대중들에게 너무 많이 알려져 있는 사람들을 꼽으라면
우리들이 잘 알고 있는 가수 이상은, 의사라는 직업을 버리고 벤처 기업이라는 앞이 보장되어 있지 않은 전선에 뛰어들었다가 KAIST교수를 하던 안철수 교수(2020년 지금은 정치인)나, 진보적인 가치를 추구하며 노동운동을 업으로 삼았던 민주노동당의 심상정 국회의원(2020년 논란이 많은 정의당 ), 몇해 전까지만해도 외국에서 오히려 더 유명했던, 하지만 지금은 이미 한국에서도 유명한 요리사가 되어버린 에드워드 권 같은 요리사들이 책에 등장하며 인생의 선배로서 자신의 인생경험과 자신의 인생기출문제에 대해 넌지시 우리들에게 질문을 던져놓는다.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 네명을 뺀 이 책에 등장하는 17명의 인생선배들이 던져주는 문제들 역시 고민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것들이다.
책은 전반적으로 꽤나 쉽게 읽힌다.
해답이란 것이 없기 때문에 쉽게 읽히는 것일 수도... 아니면 우리들이 각자의 인생을 살면서 이런 고민들을 한번쯤은 해 보았기 때문에, 낯설지 않은 기출문제이기 때문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으면서 21명의 인생 선배들에게서 공통점을 찾는다고 한다면 모두 다 어느 한 분야에 미쳐있었던 사람들이다.
비록 우리들이 젊음이라는 이름 하나로 게으름과 나태함 안일함과 놀기를 즐기는 문화 등등의 것들을 포장할 수는 있지만 그들은 그들은 오히려 단지 젊음이라는 이름 하나로 이런 것들을 과감히 쓰레기통에 버렸다.
쓰레기통에 버려야 할 것은 쓰레기만이 아니라 이런 위에 언급한 가치들도 마찬가지이다.
그들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무언가 포기해야 한다는 경제학적 가치를 너무나도 잘 반영했기 때문인지
당시는 잃는 것이 너무나도 많은 것 같은 느낌이었지만 결국 인생이라는 길고 긴 무대에서 주인공이 될 수가 있었던 것이다.
우리들도 다들 그러한 경험을 한번쯤은 했을 것이다.
목표를 향해 달려나가던 중 잠시잠깐의 안락함에 취해 ' 이런 것쯤이야~!' 하는 생각과 혹은 ' 난 왜 이것밖에 안되지....'하는 절망감들이 뒤섞여 어디로 향할지 모르고 잠시 표류하는 배처럼 되는 상황을 겪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중요한게 아니다. 본질은 잊지 말라는 것이다.
자신이 추구하고자 했던 정목표를 , 오직 그것만을 바라보라는 것이다. 결국은 이들이 모든것을 말해주지 않던가?
바로 나 자신을 이겨야지만이 내 인생이란 무대에서 주인공이 될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공통점을 꼽으라면 이들은 과거에 안주하는 부류의 사람들도 아니요, 보이지 않는 미래를 막연히 동경하며 살아가는 부류의 사람들도 아니었다.
현재에 충실하다는 것이었다. 아니 오히려 충실하다는 표현보다는 현재를 즐기면서 살았다는 표현이 적합할 것이다. 이들의 삶의 방식을 보고는 문득 생각나는 말이 Present is Present라는 말이었다. '현재는 선물이다'라는 표현이 이들이 인생을 사는 방식을 표현함에 있어 가장 적합한 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중의 하나가 바로 성공이라는 것의 잣대이다.
나의 성공과 너의 성공은 다른 것인데 왜 하필 모두 다 똑같은 것을 추구하려고만 하는지?, 그리고 대다수 사람들이 추구하는 것이 왜 성공이 되어야 하는지? 하고 나 자신에게도 반성과 같은 질문을 넌지시 던져 본다.
많은 이들의 인상적인 몇 마디 말을 남기려 한다.
이 말들은 책을 광고하기 위해 앞세운 그들의 대표적인 말들이 아니라 내가 인상을 깊게 받은 말과 표현들이다.
-삶이 꿈이고 꿈이 삶이다. -젊음이란 무엇일까? 할 수 있는한 열렬하게 살아보자 -퍼센테이지는 숫자일뿐.. 경쟁률이 얼마가 됐든 그걸 진짜 죽도록 사랑하는 사람은 따라가 게 될 것이다. -자기 이유가 분명하지 않은 삶을 살면 고독한 삶을 살 것이다. -이 순간의 사랑을 표현하세요..우리는 영원한 현재를 살고 있으니까 -실수하지 않으면 청춘이 아니죠 -출발선을 같게 만들지 , 이게 다른 것은 불공평한 거니까 -눈 앞의 작은 꿈과 이익만 좇다보면 결국 큰 그릇도 되지 못하도록 인생이 설계된 것은 참 오묘한 일.. -신춘문예에 설렌적이 있나요? 신춘문예를 보며 짜릿해하던 습작의 기억 -몸을 움직이는 것을 경시하는 어떤 지성의 성취도 나는 믿지 않는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를 비교하자 -열정적인 무엇에 빠져버려 기억에 남는 밤샘이 있었나요? -행운은 노력한 것 이상은 보장해 주지 않는다. 그렇다 해도 준비하는 사람에겐 반드시 찾아온다. -자존감이 있어야 남을 제대로 배려할 수 있다. -사람들은 가능한 것보다 불가능한 것을 먼저 생각한다. -인생기출 문제집 中에서- |
순서와 누가 한 말인지를 적지 않았다. 누구의 말인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 각자가 모두 존경할 만한, 존중받을 만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이다.
이 책의 편집자의 말(서두)에
'이십대는 더 이상 간지나는 X세대가 아니고 찌질한 이태백'이라는 표현을 한다.
헌데 이 책을 보고 난 뒤 20대들이 비록 이태백에서 당장 벗어날 수 있는 어떤 것을 얻는 것은
아닐 테지만 지금은 어떤 족쇄가 되어버린 '이태백'이라는 표현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발판은 마련해 줄 수는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