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잡학 사전 4 - 사회와 일상

스마트 시대의 복고들

by 잡학사전1 2020. 9. 27.

MBC 프로그램중의 하나인 '라디오 스타'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진짜 라디오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다.  

 

이 라디오 스타가 아니다.

 

 

라디오를 듣고 있으면 소위 '유행이 지난' 노래들이 많이 나온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신기하게도 신곡들은 라디오에서 거의 들을 수가 없다. 

더욱이 요즘은 스마트폰, 최첨단 IT시대라 그런지 라디오라는 단어만 들어도 아주 구식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정보 획득체계는 점차 신문<라디오<티브이<인터넷(스마트폰) 으로 진일보하였다. 라디오에서는 비록 스마트폰처럼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정보를 찾아내지 못하지만 정작 라디오에서도 새로운 소식들도 많이 흘러 나오는데 라디오라는 매체의 이용률이 낮다는 것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가끔은 고민할 만한 어떤 시사점들을 던져준다.

 버튼을 돌려 주파수와 음량을 맞추는 라디오,

 

 24시간 동안 라디오를 듣고 있으면 꽤나 많은 정보들이 흘러나온다.  하지만 내가 취사선택하려는 정보들은 많이 흘러나오지 않는다. 

라디오도 채널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뉴스, 음악, 클래식, 교육방송 등의 컨텐츠들이 채널별로 산재해 있다. 

채널(주파수)을 고정해 놓으면 해당 정보밖에 취하지 못하기 때문에 정보의 습득이라는 측면에서는 아주 제한적이다. 

 

이런 많은 정보들도 담으면서 대부분의 라디오에서는 우리 사는 사람들의 인생사가 이따금씩 흘러나온다. 라디오의 포맷이 거의 다 생방송으로 진행되며 청취자들과 전화를 연결하고, 청취자들의 사연을 읽어주는 형식이기 때문이다. 

 

 

 

 

 요즘은 심지어 TV도 스마트하다.

하지만 티비는 그렇지 않다. 티비는 대부분 녹화한 것을 보여주는 편이고, 녹화과정에서 소위 스텝진들의 의도와 능력에 따라 정보의 취사발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티비에는 대부분 연예인들이 나와 자신들의 인생사를 이야기하고 청취자들은 그들의 인생사에 감탄하곤 한다. 

 

하지만 라디오는 어떤가. 

생방송중에 단 한 마디라도 청취자의 목소리가 반영되고 청취자의 인생사연을 들려준다. 너무 흔하디 흔한 '일반인'이라는 특징 때문인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정보속에는 사람들이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제 라디오에 귀를 귀울여 보자.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들어보자. Beatles 의 Yesterday 가 흘러나오고 '박말순' 씨의 고부갈등 얘기가 흘러 나오는가 하면 대학 1학년 새내기 '은미'의 두근두근 연애담이 흘러 나온다. 

 

 

청취자 사연신청곡으로 beatles의 Yestarday가

라디오에서 잔잔하게 흘러나온다.

이 얼마나 꾸밈없고 진솔한 정보들이란 말인가. 비록 단순 청각적으로밖에 느낄 수 없다는 단점이 있지만 귀로만 들으니 상상이 더 잘 된다. 티비는 시각정보에 의존하다 보니 내 스스로 이미 시각화된 이미지에 청각정보를 입힌 정보를 받아들이고 말뿐이다. 

 

하지만 라디오는 어떤가. 라디오를 듣노라면 시각적 정보가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머릿속에서 마음껏 시각적 이미지를 그릴 수 있다. 

그것이 바로 라디오의 장점이다. 이 얼마나 거대한 상상력의 놀이터인가... 

 

예전 나온 펑키 그룹중에 Video killed the radio star라는 노래가 유행했었다.

당시 비디오라는 포맷이 라디오라는 포맷을 거의 죽음으로 몰아갔다. 

다른 포맷들에 의해 많이 맞아 멍들었을지라도 아직도 라디오는 건재하다.  

 

요즘은 스마트폰의 보급률이 증가하여 거의 1인당 1미디어를 가지고 다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마트폰은 정보의 획득이 용이하지만, 정보의 생산 역시도 용이하기 때문이다.

 

Smart phone killed the video star?가 된다고 할 수 있을까? 앞서 이야기했듯이 미디어 생산의 주체물을 개인이 소유할 수 있음에 따라 여러가지 정보들의 생산성과 정보 획득의 가능성은 높아졌지만 질높은 정보의 생산과 획득이라는 측면에서는 오히려 그 가능성이 내려앉았다. 그렇다고 하여 지금은 어떤가?

하지만 지금도 역시 라디오는 건재하다. 

라디오에서만이 가지는 고유의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소위 복고(?)가 유행하는 데에는 다 그만한 매력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은 아직도 종이로 된 책의 매력에 빠져 있다.

 

마치 전자책의 보급률이 높아졌다고 해도, 종이로 된 책을 찾는 사람들이 존재하듯이 말이다. 활자의 효과라고 할까?

라디오의 그것도 마찬가지다. 라디오에서는 활자, 살아있는 글자가 아니라,

살아있는 소리, 살아있는 삶이 등장하는 것이다.

그런 것을 찾아가는 사람들이 있어 라디오는 비록 몇 대 맞아 아플지라도 아직도 건재하다.   

 

디지털을 넘어 스마트 시대에 아직도 찾아지는 아날로그들...

아날로그 감성을 찾아보자..

 

스마트폰의 현재의 역량과 위치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다. 물론 스마트폰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비디오와 오디오의 재청취율은 높아졌을지 모른다. 하지만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우리네 삶의 이야기를 듣기에는 라디오만큼 제격인 것이 없다.   

 

오늘부터 일주일에 한번은 다량의 쓸모없는 정보까지 강제 선택당하는 인터넷의 흐름을 가끔은 벗어던지고 풍부한 상상력과 진솔한 삶을 라디오를 통해 한번 느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