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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학 사전 3 - 리뷰 및 창작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에 대한 단상

by 잡학사전1 2020. 10. 21.

맨 처음 이 책을 보고 과연 지리산에 어떤 대안학교가 생겼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이 책을 다 읽고 보니 그것은 대안학교가 아닌 배움의 공동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시민학교라고
하는 편이 옳겠다.

이 책은 공지영이 신문에 연재하던 코너들을 모아서 책을 발간한 것이다.
아쉽지만 책을 읽고나서 느낀 것은 책이 다소 아쉽다는 것이다.

공지영이라는 Title을 달고 나온 책이라서 그런지 책은 많이 팔리고 사람들도 많이 읽었지만 다소...... 2%정도는 아쉬운 느낌이었다. (기대가 크면 실망이 커서 그런가보다...)

 

 


그래도 책이 꽤 볼만하다. 요즘같이 무엇이든 Early adapter가 필수덕목인 시대에 이 책을 보며 마음만은 잠시 쉬어갈 수 있을테니 말이다.

한가지 확실하게 느낀 것은 이 곳 사람들처럼 우리들도 얼마든지 욕심이 없이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단지 마음먹기에 따라인것을...

한가지 멋진 글귀가 여기 있다.

소망이 두려움보다 커지는 그 날, 바람도 아닌 것에 나는 뒤척이기 싫어 (도시)를 떠났다.

언제였던가? 우리들의 소망만을 바라면서 살았던 때가?
언제부터였던가? 우리들에게 그저 현실이라는 벽이 나의 꿈보다 어느덪 커져버린 때가?

이 글을 보는 어떤이에게 ( )안에 있는 것이, 도시가 되었던 무엇이 되었던 이 책을 보고나서 ( )안에 여러분들이 희망하는 무언가를 채울 수 있는 답을 구할 수 있길 바래본다.

이런 소망이 가득한 '지리산 행복학교'라니 도대체 어디에 있는 학교란 말인가?

지리산 행복학교는 지리산 아래의 모든곳이 학교다. 어디가 어디이고 어디가 구체적으로 정해진 수업을 하는 곳이 아니라 지리산과 섬진강 주변의 모든장소들이 학교이며 배움의 터전이다.

이 곳을 배경으로 하는 이 글은 조금 새로운 형식을 취하기도 한다. 단순한 산문집이 아니라, 중간중간에 적지만 희곡대사를 쓰는 것과 같은 문구를 넣어서 독자가 이를 읽으며 내가 그 상황이 되어 참여해보는 느낌을 갖도록 하여 흥미를 유발하기도 한다.
 
지리산 행복학교에는 일반인의 관점에서 바라볼때 특이한 사람들이 정말 많다. 이 책에 등장하는 등장인물들이 그렇다. 물론 문체적으로 꾸며진 요소는 더러 있겠지만 Fact를 배경으로 하였기 때문에, 이 산문집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얼마나 괴짜(?)라고 할 수가 있는 것이다. 

곰팡이 낀 식빵을 먼지털어내듯 바지에 툭툭쳐서 털어내 버리고 한입 베어먹는 모습이 
마치 영화에나 등장할 것 같은 캐릭터의 모습이다. 

 

 

괴짜(?)들이 많이 살지만 도인(?)들이 더 많이 살 것 같은 지리산의 멋진 모습



지리산행복학교의 배경이 전라도라서 그런지 책에는 전주라는 단어가 이따금씩 등장한다. 
작가인 공지영이 전주의 유명한 콩나물국밥집인 왱이집에 들르지 못해 무척이나 아쉬워하는 대목이 지금 전주에 거주하고 있는 나에게 하나의 유머로 다가왔다.(왱이집보단 전주의 현대옥이 괜찮다고 생각한다....)


또 책을 보면서 한가지 아쉽다고 느낀 것이 우리나라 문인들,  정확히 얘기하면 시인들에 대한 처우가 아쉽다는 것이다. 일반인들은 시인들을 바라보면서 그저 아 멋지구나~! 어떻게 저런 멋진 시를 만들 수 있지? 라는 생각을 하며 대단한 명성과 보상을 받을거라는 생각을 할 것이다. 나 역시도 이 글을 읽기전에 그랬다.

하지만 한국문학계에서 시인들의 처우란 참으로 열악했다.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연탄에 관한 시로 유명한 시인이

"누가 내게 한달에 최소한의 생활을 할 수 있는 돈만 준다면 나는 밤을 새워 시를 쓸 거야~! 정말 열심히 매일매일 시를 쓸 거야"

라고 했단다.

 

 

언급하진 않았겠지만 아마도 이분이겠지..



이 말의 의미를 생각해보면 우리나라에서 그렇게 유명한 시인조차도 창작시에 대한 가치가 높게 평가 받지 못하다고 있는 사실에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을 것이다. 
 
지리산에는 이런 시인들이 많이 살며, 정작 시에 대한 보상이 너무 낮아 살아가는 것이 다소 힘들어 보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 안에서 지리산, 섬진강 마을 사람들은 , 그 무리 안에서 행복을 찾아간다. 

이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이 우리들에게 비춰지기엔 비록 더디고, 조금은 일탈적이지만 결국은 삶은 소유와 자유간의 불안정한 점철이라는 진리에 다다를 수 있다는 것을 안다는 것이다.. 

비록 이 곳 지리산 행복학교에선 또 다른 나의 혹은 당신의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인생이 불공평한 것을 아는 순간 진리에 다다르는 나를 발견하기 힘들지도 모른다.'

는 말을 잊고 살지는 몰라도 그저 행복할 수 있다면 어쩌면 이 책의 배경인 지리산 행복학교 사람들이
한국에서,,,,아니,,,,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