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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학 사전 3 - 리뷰 및 창작

소년을 위로해줘 은희경 작가 리뷰

by 잡학사전1 2020. 10. 23.

 

#1... 몰입도 속에서 책을 생각해 보다.


흥미로운 책이다. 소년을 위로해줘...

우선은 몰입도가 굉장히 뛰어난 책이다.
그리고 책을 보며..작가가 된다는 것이란? 에 대한 질문이 끊임없이 생겼다. 

이 책속에는 규정과 일상을 거부하고 조금은 특별하게 살아가는 이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들은 비슷한 듯 , 조금은 닮아 있는 일탈적인 속성이 있지만 그들만의 개성은 역시나 독특하게 살아 있다. 주인공인 소년 강연우, 그의 친구 독고태수, 소년의 그녀 마리, 연우엄마, 연우엄마의 애인... 재욱형과 같은 인물 말이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고 다시 천천히 책의 앞부분을 곱씹어 본다.
작가가 언급하지 않았다면 이 책의 마지막 장의 배경이 되는 계절적대상인 '눈'을 쉽게 발견해 내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나에게 있어 그 눈은 이중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마지막 장의 겨울 안의 '눈'은 저 너머 소년만의 세계로 가는 일종의 입구가 되었고, 처음 장에 등장하는 '눈'은 소년의 세계로 나아감을 방해하는 '극진한 슬픔' 정도라고 할 수 있을까?

이렇게 앞 부분과 뒷 부분을 Intro와 Hidden Track에 비유하여 , 그들이 만나서 조화를 이루는 느낌이 절묘하다.

책에 계속해서 나오는 힙합 음악처럼, 내게는 책이 일면 낡은 테이프 음반의 힘합음악을 들었던 어린시절을 추억하게 만들기도 했다.

어린시절 우린 그저 '반항'이란 명제에 은근슬쩍 다가가보기 위해 이런류의 음악들을 찾는 것 같다. 이 책에는 그런 것들이 힙합의 본질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반항과 혁명성 사이 어디쯤....그리고 적어도 나에게도 그랬다.



반항과 힙합정신이란 이런것일까???


책의 Intro와 Hidden Track이 없다면 나는 은희경 작가의 책 제목같은 바람대로 '소년을 위래해줘'라는 마음을 가졌을 것이다. 하지만 작가는 음악으로 치면 단지 짧은  Track 두개로 이런 대중들의 걱정(?)을 날려 버렸다.
두부분(Intro, Hidden track)을 빼고 처음과 마지막의 글을 읽는다면 우리는 뭔가 우울한 기분에 사로잡혀 책을 고스란히 덮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앞에 이런 내용을 담고, 뒤에 저런 내용으로 마무리한다면??......'이라는 독자들의 생각을 그녀가 어느정도 읽었는지도 모르겠다.

#2... 성장이라는 명제속에 담긴 고찰..



전학을 오게 되며 우연한 계기로 친해지게 된 독고태수의 죽음과 , 마리의 부상...이내 어디로 향했는지도 모르는 마리의 행방.....

무척이나 아쉬운 것은 친구(독도태수)의 갑작스럽 죽음이었다. 나의 친구도 교통사고로 말없이 저 하늘로 돌아갔기 때문이었다. 나는 후반부에서 예정되지 않고 갑작스레 일어난 독고태수의 사건으로 왈칵 눈물을 쏟았고 이런 저런 감정들로 소년을 진심으로 위로해 주고 싶었다.


'성장이란 자신이 서 있는 시간과 공간을 자각하는 거야..' 

-소년을 위로해 줘 中에서- 

 


성장에 대한 고찰이 담겨 있는 감성적인 그녀(은희경 작가)의 말 한마디,
그녀는 우리에게 이 말이 하고 싶었던 것 같다.  

성장은 곧 자각이다. 

헌데 이 책에서 성장과정이 흔하지 않은 소년을 등장시켜 놓고 있는 작가였지만 나는 '주인공' 소년(강연우)에게서 나의 어린시절을 조금이라도 읽을 수 있었다. 누구나가 가지고 있는 소년시절의 반항심이라던지, 소년시절의 풋풋한 사랑, 그리고 학교에서의 소소한 일상 등과 같은 공통적인 소재속에서 말이다. 

하지만 그 와중에서 나는 소년이 Hidden Track으로 인해 행복한 결말을 맞게 되어 한편으로는 기쁘기도 하다. 친구의 죽음과 소년시절의 풋풋한 사랑의 실패에서 내 소년시절의 단면을 보았기 때문이랄까? 
소설을 읽으면서 소설에 몰입이 되어 어린시절의 나를 위로해주고 싶었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편이 알맞겠다. 

책을 읽는 독자들은 아마도 어느 덧 성장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나를 다시 '자기만의 시간의 속도' 속으로 빠져들어 가도록 해 준 이 책.... 꽤나 읽을만 하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