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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학 사전 3 - 리뷰 및 창작

자본주의와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장하준 교수의 책

by 잡학사전1 2020. 10. 25.

# 1. 책..저자에 대해 말하다.

한국에서 발간된 장하준 교수의 책들은 비교적 쉽게 읽히는 편이다.
다른 경제학 서적들이 자신들만의 용어로 무심코 들은 책을 내려놓게 만드는 재주들이 있다면
장하준 교수는 그 반대이다. 자신만의 용어를 사용하기는 하나 이를 이해하기 쉽게 다시 풀어쓰거나
누구나 다가갈 수 있는 지적 수준으로 예를 들어가며 접근하기 때문에 책을 끝까지 읽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이 책 역시나 그렇게 분류할 수 있는 책 중의 하나이다.

23  things they don't tell you about Capitalism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이 책은
얼핏 보면 추리소설이나 공포소설쯤 되어 보이는 표지와 제목을 보여준다.

 

 

                                   입을 가리고 검은색바탕에 써져 있는 글씨가
                                  마치 경제학 서적이 아닌것 같은 느낌을 풍긴다.


하지만 이 책은 경제학자, 경제학 교수의 관점에서 바라본 최근의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다.

그의 성향이 중도좌파라 본인이 일컫기 때문인지 책들은 대부분 반자본주의적 관점에서 쓰여졌으며,
심한 우파적 성향을 지닌 이들이 책을 본다면 눈에 쌍심지를 켜고 반기를 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그의 책은 국방부불온서적에 포함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었다.
한국에서 그것으로 더욱 유명해진 '나쁜 사마리아인들'이다. 

개인적으로는 최근에 읽었던 책들중에 한 명제에 대한 설득력이 높았던 책중의 하나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고 받아들이는 사람의 마음이겠지만 내가 이 책을 보고 이해하기로는
자유시장경제에 대한 당위성을 전면부정한다는 논조가 실려 있지는 않은 것 같다.

적어도 내가 읽은 행간에서는 그가 중도에서 좌파든, 우파든, 양쪽의 정책을 혼합하든 가리지 않고
경제성장이나 복지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는 논조가 보였다. 그는 정치적인 측면이 아니고 경제학자로서 경제학 교수로서 소임을 다 할 뿐이다.


하지만 이 책의 논리에 반박하는 '장하준식 경제학 비판 ' (장하준이 잘못 말한 23가지) 라는 책이 한국에서는 
출간되었다고 하니, 그의 발언과 이 책이 자본주의와 자유시장경제를 신봉하는, 많은 거시경제학자들에게는
자유시장경제의 당위성을 옹호하는 논리를 펼치는데 적잖이 애를 먹게 하나보다.

그가 발간한 책들은 최근 몇년사이에 신드롬처럼 유행하고 있기 때문에 그의 한국에서의 영향력은 크다고 생각한다.  그가 비록 영국에 있는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석, 박사 학위를 받고, 경제학과 교수로 20년이상 재직하고 있다 하더라도 말이다. 그의 주 본거지가 영국이 아님에도 모국인 한국에 끼치는 그의 영향력은 최근 엄청나다.  



# 2. 이야기...자본주의에 대해 말하다.①

 2008년 금융위기로 세계 경제는 당시 만신창이가 되었다.

미국의 사상 유례가 드문, 사기업의 국영기업화와 맞먹는 정책을 펼쳤을 정도로 금융대란에서 미국이 차지하고 있는 파급력은 너무나도 막강했다.

아마도 이때 이미 형성되어 있던 복지제도의 부재나, 은행권의 대출규제, 공적자금의 막강한 투입이 없었다면1930년대 이후 또 다른 경제대공황을 맞았을 것이라는 관측이 다분했었다.

GM, 대한민국의 대우자동차를 인수합병했던 제너럴 모터스가 파산위기에 처했기 때문이었다.
다각도로 연결되어 있었던 거대기업이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관계들이 얽히고 설킨 거대기업이 파산하게 되면 고용시장과 수요에 부정적인 효과가 엄청나게 미칠 거라는 관측에서 미국은 엄청난 세금을 투입해, 즉 공적자금을 투입해 GM을 기사회생시킨다.

이 대기업의 파산위기는 무한경쟁이라 일컫던 자유시장경제와 자본주의를 비판할 수 있는 맹점이 되어 버린 것이다. 자본주의와 자유시장경제를 철저하게 맹신했고, 그러한 논리로 경제가 발전했다고 주장하는 기득권들에게
GM의 파산은 이드의 논리를 정당화하는데 엄청난 Weakness였음이 분명하다.

미국은 GM을 인수해서 대규모로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엄청난 양의 세금을 통해 기업을 회생시키는 절차를 밟았다. 그리고 미국의 보험회사 중 하나인 AIG  역시도 그런 기업중의 하나였다.

몇년 전 AIG가 파산위기에 처해 있어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사태까지 발생했지만, 경영진과 일부 인원들끼리 거액의 성과급잔치를 벌여서 뉴스에 크게 보도되었던 것을 기억한다.

자유시장경제가 최소한도로 상식적으로 이치에 맞고, 선한 사람들의 경쟁으로 돌아간다는 가정을 바탕에 두고 있기 때문에, 이런 경영진들의 몰상식한 행동은 비판받아 마땅하며, 처벌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이들의 처분은 온당하게 진행되지 않으며 한국에서도 유사한 사례들로 도출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마찬가지로 기업의 CEO들은 매순간 위기를 돌파할 엄청난 경제력에서의 결정권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처분이 솜방망이와 같이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미국이나 우리나라가 공정하지 못한 사회가 실현되고 있다는 비판의 판단근거를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 3. 이야기...자본주의에 대해 말하다. ②

그는 이 책의 맨 앞에 머릿말을 두기 전 책의 안감을 활용해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한다.

 

 

그의 이러한 발언은
자본주의를 비판하기에 앞서
공정한 경제가 실현되는 공정한 사회에서 모든 사람들이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소망을 담은 책일 것이다.  

《기회의 균등은 공정한 사회를 이룩하기 위한 출발점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기회의 균등이 진정한 의미를 가지려면 일정 수준 이상의 결과의 균등이 보장되어야 한다.

~지나치게 결과를 균등하게 하려는 것은 해로지만,
이 지나치다는 것의 한계를 어디로 정해야 하는지는 논의를 거쳐야 한다.
기회의 균등을 보장함으로써 최소한의 역량을 갖출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지 않으면
공정한 경쟁을 한다고 말할 수 없다. 100미터 달리기 시합에서 모두 똑같은 지점에서
출발한다 하더라도 어떤 사람은 모래주머니를 차고 달려야 한다면
공정한 경기라고 말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기회의 균등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지만 진정으로
공정하고 효율적인 사회를 건설하기를 바란다면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中 에서-


 

언젠가 인터넷 게시판에 이런 글들을 본 적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빌게이츠가 태어났다면, 우리나라에서 스티브잡스가 태어났다면?

스티브잡스 : 벤처기업 사장
빌게이츠 : 사기죄 구속, 혹은 컴수리사

이라는 씁슬한 농담이 인터넷 게시판들을 돌아다닌 적이 있었다.

그만큼 우리나라와 몇몇의  국가들은 기회의 균등조차도 보장되지 않는 배경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비판할 여지가 존재하는 것이다.

그만큼 신자본주의와 자유시장경제의 폐해를 비판할 수가 있는 것이다.
자본주의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자본주의와 함께 적절한 계획경제의 실현은 이런 비균형적인 사회를 통합하고 단결시킬 수 있는 기폭제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