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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마을 남부시장 맛집- 순자씨 보리밥줘

by 잡학사전1 2020. 9. 18.

전통시장을 가면 언제나 마음이 푸근하다. 

우리들 시골집 고향의 어머니같은 미소를 머금고 음식을 자식에게 먹이는 마음으로 
음식장사를 하시는분들이 많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가게가 여기 하나 있으니.....
 
가게는 전주 남부시장 2층에 있다보니 인적이 드물어서 그런지 눈에 띄는 현수막을 하나 걸어 놓았다.
남부시장은 전주의 풍남문 옆에 위치하고 전주 한옥마을과도 가깝기도 하다. 한옥마을을 탐방한 뒤 풍남문을 탐방한 뒤 남부시장에 들러 먹거리를 먹는다면, 여행의 소소한 즐거움을 더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어머니가 빨리 밥을 먹으러 오라고 재촉하는 듯한 말투다.
순자씨 보리밥줘~라는 상호명을 지닌 이 가게는 보는 그대로 보리밥집이다.

계단을 올라서면 바로 이렇게 가게가 위치해 있다. 



허름한 가게의 외관을 보고 맛을 판단한다면 큰일 날 일이다. 점심나절을 훨씬 지나 3시 30분정도에 가게를 들어갔다. 가게에 들어서니 할머니께서  앉아서 티비를 보고 계신다. 그리고 3개의 테이블에 손님이 각각 앉아서 열심히 보리밥을 비비고 있었다.


나도 빈테이블을 하나 차지하고 앉았다. 할머님께 보리밥을 달라고 외친다.
 
"보리밥 하나만 주세요~!"


안에는 아주 커다란 빨간 밥솥이 2개 놓여져 있고 밥솥안에는 주인할머니의 마음만큼이나 보리밥이 한가득이다.


가게를 들어가니 5월 1일부터 부득이하게 물가의 압박으로 가격이 인상되었다고 한다.

보리밥이 나오기 전 
시원한 동태찌개와 된장국을 먼저 테이블에 놓아 주신다. 한두수저를 떠 먹으니 입맛을 더 자극한다. 
시원하고 짭쪼롬한 동태찌개와 된장국을 먹으니 어서 빨리 보리밥이 먹고 싶어진다.

 

찌개는 혼자 먹기에 알맞은 양이다. 안에는 동태 한조각이 들어있고 국물은 아주 시원하다.

보리밥이 나왔다. 뷔페식으로 차려놓은 반찬대에서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올려주시더니 된장을 한스푼
"톡"하고 넣어주시고는 양푼에 보리밥과 함께 또 물김치를 주신다. 

돌나물로 만든 물김치 역시 시원한 맛이다. 
양푼에 가득 가득 담긴 보리밥을 주시면서 한 마디 하신다. 
"먹고 또 먹어~"
말만 들어도 마음이 푸짐해진다. 

비비기 전 보리밥


빕고 난 후 보리밥

결국 난 할머님의 말씀대로 먹고 또 먹었다. 
결론은 맛있었기 때문에라고 말하고 싶다...맛이 없는데 보리비빔밥을 두 그릇을 먹을 수가 있겠나..

나오는 길에 찍은 가게의 모습


사람들의 입맛은 다 다르겠지만 시골에서 먹는 고향냄새가 나는 곳이다. 

할머님의 인심도 그러하고, 맛도 그러하다. 

전주는 참으로 그러한 곳이다. 어설프고, 여간해선 찾아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을 그곳에 맛집들이 종종 
위치해 있어서 참 좋은 것 같다. (김승환 전북교육감도 가끔 들렀다는 곳이다)

아낌없이 퍼 주는 인심만큼이나 밥을 먹어서인지 산책을 좀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마침  가게를 나와 2층을 조금 걷다보면 하늘정원이란 것이 보인다.. 하늘정원 이름이 참 좋다. 막상 하늘정원엔 
크나큰 볼거리는 없지만 밥을 먹은 뒤 간단하게 하늘정원을 산책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이름이 참 좋다. 그냥 좋다.. 하늘정원
하늘위에 정원이 있다는 생각이... 그리고 그 말이 얼마나 멋진지 모른다..

 


 




찬찬히 생각을 해 보았다. 왜 이름을 하늘정원이라고 지었을까? 뭐 그런저런 것들 다 필요없이... 그냥 이름에서 좋은 느낌이 슬몃슬몃 다가온다..ㅋ하늘에(옥상에) 정원이 있다면 하늘정원 이 되는건가? ㅋ_ㅋ


한가한 오후에 하늘정원에서 바둑을 두고 있는 두분


이런 맛스러움과 멋스러움이 살아 있는 가장 한국적인 도시 전주 얼마나 멋진 곳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