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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학 사전 4 - 사회와 일상

전국 자전거 일주 여행 제주도 6 티뱃풍경 게스트 하우스의 한밤

by 잡학사전1 2020. 11. 29.

전국 자전거 일주 여행 제주도 6

 

우리는 산방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은 뒤 계속해서 달린다. 우리가 가야 할 티벳풍경 게스트 하우스를 향해서 마구 마구 달렸다.

저 사진을 찍은 부근인 송악리조트 부근에서부터 약 14km나 더 이동을 해야 했기때문이다.

 

그러나 티벳풍경까지는 계속 오르막길이었기 때문에 생각보다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렸다.

 

 

 제주도 대평리인 티뱃풍경 게스트하우스까지 지나가는 길에서 갑자기 길 옆에 귤들이 보인다.

아마도 제주시에서 서귀포시로 넘어가는 길이려나 보다.

제주도에서 제주시 말고 서귀포시에서 감귤이 유명하다고 한다.

서귀포 감귤~!!

 

가는 길에 용머리 해안도 있고, 제주 조각공원도 있고, 건강과 성 박물관(The Museum of sex & Health in Jeju)라는 곳도 있다.

건강과 성 박물관은 박물관 이름답게 늦은 시간(7시가 훨씬 넘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문을 열고 있었다.  홈페이지 들어가 관람 시간을 살펴보니 09:00 부터 20:00까지이다.

 

건강과 성(Sex & Health) 박물관 내부의 조각상

 

박물관이라는 느낌보다는 거대하게 차려놓은 상점과 안내소같은 느낌을 받았다.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성(sex)라는 소재를 외부로 드러내어 오히려 전시까지 하고 강연도 하니 말이다.

생각보다 이국적인 정취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까지는 우리나라가 성이란 문화를 개방적으로 생각하는

문화는 아니니 말이다.

 

건강과 성 박물관을 지나니 티뱃풍경까지 거리가 얼추 가까워졌다.

티뱃풍경에 도착하니 늦은 밤이라 밤에 찍은 사진은 없다. 이 사진은 다음 날 아침에 찍은 사진이다.

티뱃풍경 게스트 하우스는 하루 묵는데 1인당 20000원이다. 나름 괜찮은 가격에 괜찮은 분위기이다.

 

 

 

다음 날 일어나 아침에 주변을 살펴보니 주변의 경치도 꽤나 멋지고 티뱃풍경의

인테리어도 아주 멋졌음을 그제서야 알게 되었다.

너무 밤 늦게 도착해서 주변의 경치를 볼 여유도, 티뱃풍경의 아름다운 인테리어도

볼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저녁을 급하게 근처 편의점에서 컵라면으로 떼우고 빨리 들어와 몸을 씻고 빨래까지 하니 밤 10시가 다 되어간다.

 

티뱃풍경 게스트 하우스에서도 게스트들과 간단한 음주가무가 있다. 협재 게스트하우스와는 조금

다르게 시골 한가운데 있어서인지 밤에 하던 음주파티는 막걸리였다. 제주도 막걸리를 처음 먹어보았는데 

제주도 막걸리는 진짜로 맛이 좋았다. 원래 막걸리를 안 먹는데 진짜 다음날 숙취도 없고 아주 좋다.

 

 

우리가 도착하고 더 늦게 다른 게스트들 2명이 더 왔다.

그날 총 티뱃풍경에서 총 묵은 게스트들은 11명이었다. 주인장과 스텝 포함 게스트 합쳐 13명이 한자리에 모여 조촐하게 과자 몇봉지와 막걸리를 주고 받는다. 이 곳 가운데 거실같은 곳에 모여 저 식탁위에 막걸리를 놓고 재미나게 막거리 한잔씩을 주고 받는다.

 

한량같이 여유롭게 지내며 티뱃풍경에서 작사,작곡, 노래를 즐기며 지내는 모습에서

왠지 모를 여유로움과 부러움이 느껴졌다. (영상은 모두 노래부르는 이들의 동의를 얻고 올린 것이다.)

 

조촐한 파티 자리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다.  29살 큰 딸과 함게 여행차 경기도 광주에서 온 모녀와 아직 발령 못 받은 예비선생, 제약회사 공익근무요원, 제주도의 다른 게스트 하우스의 스텝, 대구에서 옷가게를 한다는 25살의 젊은 여사장님, 그리고 사진작가 3명까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우리들은 그 밤을 즐겁게 이야기나누며 보낸 것 같다.

 

 

 

 

약사의 직업을 버리고(?) 게스트 하우스에 취직하여 노래나 부르며 지내는 한량 스테프

(영상은 모두 노래부르는 이들의 동의를 얻고 올리는 것이다. )

 

이곳 스텝은 정말 여유로운 한량같았다. 한량의 사전적 의미를 보니 돈을 잘쓰고 잘 노는 사람을 이야기한다는데 돈을 잘 쓰는 것까진 내가 잘 모르겠고, 이야기를 하다 보니 약학대학교를 나와서 약사인데 제주도에서 약사를 잠깐 하다가 게스트 하우스 여행을 다니던 중 티뱃풍경이 마음에 들어 그냥 이곳에 취직을 했다고 한다. 

 

티뱃풍경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보고, 특히 이 남자 스텝프를 바라보면서 역시 세상엔

다양한 사람들이 많고, 사람이란 동물은 자기만족을 하며 사는 동물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티뱃풍경에서의 한밤은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다.

적어도 나에게는 협재게스트하우스처럼 여자친구, 남자친구를 만드려는 썸타는 분위기의 파티보다는 조촐하게 술 한잔 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편이 더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