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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학 사전 4 - 사회와 일상

집맥주를 사먹어? 영동 가맥

by 잡학사전1 2020. 9. 19.

전주에는 가맥이라는 특이한 문화가 살아 있다. 

 

나도 이 곳 전주에서 학교를 다니게 되고, 전주에서 3년여간을 살다보니, 가맥이라는 특이한 문화가 전주에만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인근 전북에만 가도 가맥집이라는 것이 아주 희귀한 존재이다. 

 

전북권의 조금 큰 도시인 군산과 익산에만 가도 가맥집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처음에 이곳에 와서 가맥집이 무엇인가 했더니, 

 

가게

맥주

의 준말인 것이다. 

 

전주에서는 특이하게도, 가게 어느 곳을 가도 요즘 흔히들 편의점처럼 앞에 자그마한 테이블들이 한두개씩 있거나, 

가게 안에 테이블들이 즐비하게 마련되어 있어서 이곳이 가게인지, 맥주집인지 헛갈리게 만드는 곳이 많다. 

 

영동슈퍼는 그런 곳은 아니고, 목적이 명확한 가맥집이다. 

 

저녁 5:30분밖에 되지 않았는데 계산대 테이블에는 계산서가 깔려 있다. 

 

 

 

 

 

갑오징어는 조금 비싼 편이긴 하지만, 가맥과 먹기에 더없이 안성맞춤이다. 

 

근처의 전일갑오가 갑오징어를 기계로 수차례 때리는 것에 반해, 이 곳 영동슈퍼는 주인아저씨께서 손망치로 직접 때려 주신다. 

 

대리석 위에 갑오징어를 올려 놓고 손으로 손망치로 연신 두들겨 대는 모습에서 

나름 아날로그적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술집이다. 

 

 

 

가격이 보이는가...

 

맥주가 아주 저렴한 편이다.. 캔맥주가 아니고,  캔맥주보다 싸다고 할 수도 있겠다. 

 

 

 

영화배우 이선균이 왔다갔다는 영동슈퍼의 가맥집이다. 

 

전일갑오와 영동슈퍼, 경원집 등의 가맥집들이 대부분 전주의 객사라는 근처에 위치해 있고, 객사는 영화의 거리 근처에 위치해 있기 때문인지 

 

아마도 영화인들중에 애주가들은 이 곳은 자주 찾지 않았을까 싶다.

 

 

 

 

안주는 보는 것과 같이 다양하다. 

 

특히 자리를 잡고 인원수를 말하면 인원수에 맞게 맥주컵을 갖다 주신다. 

 

맥주컵에 맥주를 따르고, 시원하게 한 컵을 마시고 있노라면, 닭발튀김이 나온다. 

 

이집의 상호명이 괜히 영동닭발이겠는가..

 

닭발튀김맛이 꽤나 좋다. 치킨 맛도 일품이다. 

치킨을 사서 포장해 집에서 먹으면 아주 맛이 좋다. 

옛날 치킨 느낌이 나지만 맛은 보장한다.

 

함께 간 여자들이 처음에는 거부감을 보였다. 하지만 고소하고, 바삭거리는 튀김의 맛 때무인지, 

서로 맛있다고 난리들이다. 

 

계란말이도, 아주 크다. 가격에 비해서 양이 너무 많아 깜짝놀랐다.

 

무엇보다도 좋은 것은 주인분들이다. 주인분은 보이는 것과 같이 할아버지,할머니 내외분이 운영하시고, 그 아드님이 돕는 형식으로 가계를 운영하시는 것 같은데 , 세분다 아주 친절하시다. 

 

특히나 할머니께서 너무나 친절하셔서 다음에 또 오고싶은 충동을 가지게 만드신다. 

 

아직도 할머니의 미소가 잊어지지 않는다. 

 

 

한밤중이 되면 이렇게 채워놓은 맥주가 냉장고가 다 비어 버린다. 정문을 기준으로 좌에 하나 우에 하나 있는 냉장고에 가득 차 있는 맥주와 소주는 텅텅 비어버린다. 

 

그만큼 인기가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