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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학 사전 4 - 사회와 일상

전국 자전거 일주 여행 해남 1 땅끝마을과 송호 해수욕장

by 잡학사전1 2020. 11. 24.

우리는 목포에서 하룻밤을 청한 뒤 해남으로 향하기로 했다.

그나마 가까운 볼만한 곳이라 생각했고 살면서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땅끝'을 가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결론은 '땅끝마을'로 향하자는 것이었다.

오늘 하루 이동해야 하는 거리가 약 90km로 상당했기에 찜질방을 서둘러 빠져나왔다. 

 

 

목포에서 아침은 다시 평화광장으로 와서 편의점 라면과 삼각김밥이다.

라면과 삼각김밥을 신속하게 먹은 뒤 영산강 하구둑을 건넌다.

 영산강 하구둑 옆으로 또 4대강 길이 펼쳐져 있다. 하지만 우리가 목표로 하던 곳과는 다르기 때문에 우리는 영산강 하구둑을 건너 전라남도 영암방향으로 달린다.

 

 

 

영산강 하구둑에 도착하니 바람이 무지막지하게 분다.

아산만 방조제도 그러했고, 금강 하구둑도 그러했고 바다와 강이 인접하는 곳에 가면

바람이 미친듯이 불어닥친다. 시원하게 부는 바람으로 인해 잠시간의 더위는 잊은 채 영산강 하구둑 앞에서 사진을 찍는다.

 

영산강 하구둑을 지나 정신없이 달리다 보니 해남 경계에 다다른다.

그날 달려야 하는 거리가 상당했기에 우리는 무작정 달린다. 1시간 가량을 달리고 10여분을 쉬면서 물과 양갱으로 영양보충을 하며 달렸다.

 

 

 

이 표시가 나오고 실제로 우리는 굉장히 기뻐했지만 이 표시는 그저 우리가 가고자 했던 목표의 절반이었음을 해남 땅끝마을에 도착하고 나서야 알았다.

 

땅끝해남이라는 이정표를 뒤로 하고 한참을 달리니 해남시내가 보인다.

우리는 해남시내에 들러 점심을 먹기로 했다.

점심을 든든히 먹어야 남은 거리를 잘 달릴 수 있을 것 같아

근처의 추어탕 집으로 점심을 먹으러 향했다.

 

 

해남 군청 뒤쪽에 위치한 추어탕 집이었다.

추어탕 집에서 나온 반찬들과 추어탕이다. 역시 추어탕이라는 보양식을 먹으니 괜스레 힘이 나는 것 같다. 

 

 

더군다나 고추와 양파 각종 반찬들이 아주 싱싱하고 맛이 좋았다.

추어탕은 더할 나위없이 맛있었다. 시장이 반찬이라는 말처럼

2시가 넘어간 후에야 점심을 먹었기 때문이었다.

 

 

추어탕을 먹고 재빠르게 이동한다. 우리가 목표로 하는 곳과 해남 군청은 어느정도 거리가 있기에

나오자 마자 무작정 또 달린다. 달리다 보니 어느 새 또 다른 이정표가 나온다.

이게 진짜 땅끝마을인가 라는 의심이 든다.

네이게이터를 살펴보니 진짜 얼마 남지 않았다.

해남 중에서도 금강리가 아마도 진짜 땅끝마을 근처인인 듯 싶다.

 

 

 

진짜 땅끝마을에 가까워졌단 느낌을 받고 또 열심히 달리기 시작한다.

아직은 해가 쨍쨍하게 비치는 듯 보이지만 해는 어느덧 1시간 40여분 정도면 지평선 너머로 넘어갈 듯 보였다.

 

 

 

달리다 보니 어느새 우리는 마을에 다다랐다. 마을 뒷편을 바라보니 저 멀리 바다와 함께 갯벌이 보인다.

 

 

 

마을 입구(해남군 송지면 중리마을)에 세워져 있는 정자와 조그만 어선

마을 입구를 지나니 갈라지는 바다 조개체험장이 보인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마침 물이 빠지던 때라서 그런지 저 멀리 까지 보이는 갯펄로

조개를 캐는 한무리의 마을 주민들이 보였다.

 

 

 

밀물때는 물이 차 오르고 썰물때는 물이 빠지는 것만 한 없이 보고 있더라도

자연의 신비가 참으로 대단함을 느낀다.

 

내가 사진을 찍은 뒤편으로 바닷물이 갈라지는 모세의 기적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곳이다.

중도와 죽도 사이에 신비한 바닷길이 열리는 곳이다.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신기하고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드디어 도착했다. 이제는 리얼 땅끝이다. 목포에서부터 진짜 땅끝까지 달리느라 힘이 들었다.

 

요 며칠간 그렇게 바라고 바라던 진짜 땅끝마을의 표시 '아~ 땅의 시작~희망의 땅끝~!'

 

 

땅끝마을 길에서 사진을 찍어본다. 땅끝마을에 가보니 나름 편의점도 있고 좋았다. 사실은 편의점에서 맥주한캔을 사 먹으러 가려했다. 하지만 송호 해수욕장에서 한 밤을 묵으려 했기 때문에 다시 이동하며 돌아가는 길에 아주 후회스런 짓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송호 해수욕장에서 이 곳 땅끝마을까지 솔재같은 고개를 하나 넘었어야 했기 때문이었다.

 

다시 고개를 넘어 송호 해수욕장으로 돌아왔다.

우리는 송호 해수욕장의 해변근처에 텐트를 치고 내부정리를 대충 한다.

 

조용히 한 상태에서

 

소리를 키우고 들어야 조용하게 부딪히는 파도소리가 들린다.

짐 정리를 다 하고 바다바람을 마시며 맥주 한캔씩을 마신다.

저 멀리 보이는 고즈넉한 불빛과 고요한 파도소리만 들리는

땅끝 송호해변의 송호 해수욕장에서의 하룻밤이 그렇게 지나간다.